축구 이야기

벵거를 아스날에서 은퇴시킨 선수들. 사퇴인지 경질인지...

국뽕한사발 2018. 4. 23. 22:50

아스날에 부임한지 벌써 22년.

22년이 되는 17-18시즌을 마지막으로 벵거는 아스날 감독직에서 사퇴하게 됬습니다.

유럽대회는 커녕 epl 리그에서도 전혀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는 아스날의 현실이 그 원인입니다.

벵거가 있었기에 하이버리 스타디움을 버리고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을 지으면서도 유망주들 만으로 챔스권에 꾸준히 나갈 수 있었지만, 이제 어느정도 구단의 재정이 안정되었고 최근 몇년간 꾸준히 네임밸류가 있는 선수들을 영입했음에도 팀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10년전부터 몇년간 내년에는 더 좋아지겠지, 내년에는 정말 잘 할 수 있을것같아 라는 희망이 있었다면, 최근에는 이런 기대감도 없는것이 사실이었습니다. 언제부턴가 포텐이 터지는 유망주도 보이지 않고, 팀의 경기력은 날이갈수록 악화되고 있으며, 팬들이 아스날을 좋아하는 이유인 벵거볼도 찾아볼 수 없고 그렇다고 이기는 경기를 보여주지도 못하는 아스날.


강팀과의 경기에서 전혀 힘을 쓰지 못하며 클롭의 리버풀에게 대패를 하고, 맨시티와의 경기에서 최악의 경기력으로 완패, 지난 16-17시즌부터는 런던라이벌 토트넘에게도 순위에서 밀려 챔스권인 4위 수성에도 실패하는 등 저를 포함한 많은 팬들은 이전부터 이미 벵거아웃을 외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또 막상 벵거가 사퇴한다고 하니, 벵거아웃을 외쳤지만 서도 마음이 편치만은 않습니다. 

아스날을 좋아했던 이유는 사실 승패를 떠나서 벵거볼이라는 축구 스타일이었고, 벵거가 떠난다면 저의 팬심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안첼로티와 같은 감독이 온다면 조금더 승리에 집중하겠지만 벵거볼과 같은 재미있는 축구는 쉽게 보지 못할것 같습니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벵거가 떠나게 된 이유에 대해서 말해보고자 합니다.

벵거가 떠나야 하는 이유는 간단하게 말하자면, 성적을 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성적을 내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는? 물론 많은 이유가이 있습니다. 

무리뉴나 펩, 클롭과의 전략대결에서 유연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늘 하던것과 동일한 축구를 추구하여 패배하는것, 항상 선수교체 타이밍은 65분~ 70분 사이에만, 절대로 하지않는 오버페이. 

'이 이상의 금액은 이선수를 사는데 있어서 사치다!' 라는 마인드가 최근 축구계와는 맞지 않는 마인드이긴 합니다. 가장 화가났던 것이 수아레즈 4천만 1파운드 사건이죠. 그때 수아레즈만 영입할 수 있었더라면... 하는 생각은 지금까지도 두고두고 아쉽습니다.


하지만 좀더 길게 보자면, 벵거가 성적을 내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선수들입니다.

특히! 벵거가 정말 믿고 주구장창 써줬던 몇몇 선수들.

램지와 윌셔, 월콧, 챔보가 대표적이고 최근에는 이워비와 베예린도 이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램지는 정말 할 말이 많은 선수입니다. 축구천재 소리 듣던 어린시절 벵거가 직접 가서 모셔왔지만 큰 부상을 당한 이후 그저그런 선수가 되었고 13-14 시즌 슈퍼램지모드로 각성하더니 또 다시 그저그런 선수가 되었죠. 진짜 '벵거의 양아들인가?', '벵거의 약점을 잡고있나?' 라는 말이 나올정도로 정말 못하는데도 벵거가 엄청나게 신뢰하고 기용해준 선수입니다. 

가끔 특별한 장면을 만들고 골도 많이 넣는 편이지만, 벵거의 믿음에는 정말 너무나도 부족한 결과물을 보여주고 있는 램지. 아직까지도 아스날의 핵심 미드필더로 기용되고 있는데, 램지가 핵심 미드필더인 한 아스날의 한계는 명확하다고 생각합니다. 투박한 볼터치, 형편없는 탈압박, 특별하지도 않은 패스... 그나마 아스날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장점이 바로 활동량과 오프더볼 침투력입니다. 

제 생각에 벵거가 나가게 된 가장 큰 원인은 램지라고 생각합니다.


 윌셔도 벵거아웃의 주 원인입니다. 세스크 옆에서 경험치 먹으면서 무럭무럭 클줄 알았고, 파브레가스가 결국 바르샤로 떠날때도 팬들과 아스날 관계자, 벵거 모두가 윌셔가 있기에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윌셔는 딱 거기까지였고, 줄 부상을 당하면서 오히려 그때보다도 기량이 하락한 모습입니다. 공을 다루는 감각 자체는 램지에 비해 우월하지만, 그냥 그 정도일 뿐이고 우물안 개구리일 뿐 유럽대회에서는 전혀 경쟁력이 없는것이 현실입니다. 스타일이 굉장히 유사한 레알마드리드의 이스코와 비교해 봐도 이스코는 이제 어느덧 레알에서도 확고한 입지를 다졌다면, 윌셔는 아직도 한숨만 나오는 경기력을 보여줍니다. 탈압박은 좋은편이지만, 아스날에서 좋은편일 뿐이며 항상 공을 한번 더 터치하는 그 버릇 때문에 템포를 끊어먹어 아스날의 역습이 느려지는 주범입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받은 선수이지만(벵거포함), 성장은 커녕 오히려 퇴화해버린 선수.



 베예린. 이 선수는 한창 잘하던 드뷔시가 부상을 당한 틈에 처음으로 선발출장하여, 엄청나게 빠른 주력과 공격력으로 빠르게 자리를 잡은 선수입니다. 

이후에는 부상복귀한 드뷔시도 비비지 못할 정도로 이미 아스날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베예린은 거기서 성장이 멈춰버렸습니다. 월콧보다도 빠른 주력을 제대로 활용하지도 못하며, 어떻게 돌파하여 크로스를 올려도 똥크로스를 올려 전혀 위협이 되지 못합니다. 수비력도 좋은편은 아니어서 빠른발로 어느정도 커버를 할 뿐인데, 개인기가 좋은 더글라스코스타나 아자르 등을 만나면 정신줄 놓기 바쁩니다. 

언제부턴가 겉멋만 들어서 머리기르고 타투하고 sns 열심히 하더니 그 이후로는 완전히 망해버린 선수입니다. 물론 아직 어리긴 합니다만, 최근 아스날의 답답한 공격력의 주원인이라고 생각됩니다. 

벵거는 양쪽 윙백을 시작으로 하는 공격전술을 중요하시하는데, 베예린은 이에 전혀 부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워비도 첫 출발은 좋았습니다. 온더볼 능력이 전혀 없는 월콧 대신 선발출장하여 어린선수치고 나름 준수한 드리블 능력과 탈압박 능력, 패스센스 등이 눈에 띄었고, 나이지리아 축구의 영웅 제이제이 오코차의 조카로 알려져 엄청난 관심과 기대를 받았던 이워비. 하지만 이 선수는 도대체 이해할 수 없게도 점점 퇴화하고 있으며, 17-18 시즌에는 도저히 봐줄수가 없는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스날의 뎁스가 얇은것도 원인이겠지만, 이 선수는 촉망받던 과거보다도 더 핏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샤카. 분데스리가의 묀헨글라트바흐에서 영입된 분데스리가 mvp. 

전세계에서도 얼마 남지 않은 후방 플레이메이커 스타일로, 초창기 파브레가스나 알론소, 스콜스, 피를로와 같이 뒤에서 공을 넓게 넓게 뿌려주는 스타일입니다. 분데스리가에서는 묀헨을 챔스에 진출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던 선수였기에 벵거가 큰맘먹고 지른 선수였습니다.

 하지만 정말 패스와 킥만 좋을 뿐 압박이 강하게 들어오면 정신을 못차리고 실수투성이 선수가 되며, 기본적으로 피지컬도 좋지않아 주위 선수들의 보호를 받지 않으면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선수가 되어버립니다. 그렇기 때문에 3선에 샤카의 짝으로 램지, 윌셔, 엘네니, 코클랭 등 많은 선수들을 계속해서 맞춰보고있는데... 이게 1년이 넘도록 파트너찾기만 하고있으니, 팀성적이 잘 나올수가 없습니다. 

도대체 이렇게까지 하면서 한시즌을 날려 먹어야되나... 차라리 샤카를 버리면 되지 않나 생각하는데, 그래도 벵거감독님은 절대 빼지않는 샤카. 

샤카가 조금만 더 침착하고 조금만더 빠르고 조금씩만 더 잘해줬더라면 이번시즌 아스날의 리그 순위는 1~2계단은 더 올라갔을것 같습니다.


이 선수들은 전부가 하나같이 벵거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있는 선수들입니다. 램지가 정말 가장 큰 수혜자이며 나머지도 이해가 안갈정도로 벵거의 지지를 받은 선수들입니다만, 경험치를 먹은 만큼의 성장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램지는 아직까지도 램발놈이고 윌셔는 부상과의 싸움중이며 베예린, 이워비는 성장은 커녕 퇴보하고 있습니다. 샤카도 마찬가지 입니다.


물론 능력이 이것밖에 안되는 선수들을 믿고 밀어준 벵거의 잘못도 있겠습니다만, 솔직히 이 선수들은 해도 너무했다는 생각이 큽니다.



이 선수들 외에도 챔보, 깁스, 월콧 등의 잉글리쉬코어 유망주들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것이 벵거볼 몰락의 주 원인이며, 에두아르두나 로시츠키, 디아비, 카솔라와 같은 재능 넘치고 벵거볼을 잘 이해하던 선수들이 끊임없이 부상으로 거의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는 점도 너무나도 아쉽습니다. 

아데바요르, 나스리, 파브레가스, 반페르시 와 같은 팀의 핵심멤버들이 우승을 위해 팀을 떠나는것을 잡지 못했던것도 너무나도 컸습니다. 특히 벵거가 벵거볼의 중심으로 여겨 애지중지 키웠던 세스크 파브레가스가 아스날을 떠나 바르셀로나로 이적을 확정했을 당시 벵거는 '가슴에 구멍이 나는 것 같다'라는 표현을 하기도 했습니다.




벵거가 아스날에서 은퇴할것임을 발표함과 동시에 스타선수들과 감독, 관계자들에게 엄청난 응원메세지가 올라왔습니다. 벵거의 손에서 자란 앙리, 피레스, 파브레가스, 반페르시, 산체스, 외질 등은 벵거에게 존경심을 표현했습니다. 이들의 메세지에서는 '아버지와 같은 감독님'이라는 단어가 빠지지 않습니다. 22년간 아스날을 지킨 벵거가 아스날에서 얼마만큼의 영향력이 있었는지, 선수들에게 어떤 존재였는지 잘 보여주는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정말 갖고싶은 유니폼


'축구때문에 이혼했다'라는 말이 있을정도로 워커 홀릭인 아르센 벵거감독. 아마 아스날에서 나가더라도 축구계를 완전히 떠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다음 행선지가 어디가 되었더라도, 아스날에서 이것저것 신경써야만 했던 상황에서 벗어나 이젠 조금 편하게 축구를 즐기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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